전시과 제정
관리에게 등급에 따라 곡물을 거둘 땅(전지)과 땔감을 얻을 땅(시지)의 수조권을 나누어 주는 전시과를 만들었다.
경종 때 처음 만든 시정 전시과(976)는 관품과 함께 인품을 보아 땅을 주었다. 목종 때 개정 전시과(998)는 관품에 따라 18과로 나누어 전·현직 관리에게 주었고, 문종 때 경정 전시과(1076)는 현직 관리에게만 주고 무신 차별을 줄였다. 앞서 태조는 공로에 따라 역분전(940)을 나누어 주었다.
관리가 받은 것은 땅 자체가 아니라 그 땅에서 세금을 거둘 권리(수조권)였고, 죽거나 물러나면 나라에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었다. 다만 5품 이상 관리에게 준 공음전은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어 음서와 함께 문벌 귀족의 기반이 되었다. 이 밖에 한인전·구분전·군인전·외역전(향리)·내장전·공해전·사원전이 있었다.
전시과로 나누어 준 땅의 바탕에는 백성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아 소유한 민전이 있었다. 민전은 사고팔고 물려줄 수 있는 사유지로, 주인은 수확의 10분의 1을 조세로 나라(또는 수조권을 받은 관리)에 냈다. 고려 농민 대부분은 자기 민전을 갈거나 남의 땅을 빌려 지었다.